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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ARI

읽을거리

렌즈가 남기는 세 가지 흔적

비네팅, 색수차, 초점의 연속성. 렌즈의 결함이 여기서는 증거가 됩니다.

렌즈는 유리 덩어리입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물리 법칙을 벗어날 수 없고, 그 한계가 화면에 자국으로 남습니다. 렌즈 제조사는 이 자국을 지우려고 수십 년을 노력해 왔습니다. 검증의 입장에서는 그 자국이 남아 있는 편이 반갑습니다.

1. 비네팅 — 모서리가 어두워지는 이유

사진의 네 모서리는 중앙보다 어둡습니다. 이유는 하나가 아니라 셋입니다.

첫째, 기하학입니다. 화면 중앙으로 오는 빛은 렌즈에 수직으로 들어오지만 모서리로 가는 빛은 비스듬히 들어옵니다. 비스듬히 보면 원형 개구가 타원으로 줄어 보이고, 광원까지의 거리가 멀어지고, 센서면에 비스듬히 닿습니다. 이 효과들을 곱하면 밝기가 입사각의 코사인 네제곱에 비례해 줄어듭니다. 코사인 네제곱은 꽤 가파른 함수라, 화각이 넓을수록 모서리가 빠르게 어두워집니다.

둘째, 기계적 가림입니다. 렌즈는 여러 장의 유리와 경통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부로 향하는 광선의 일부는 경통 안쪽 벽에 막힙니다. 조리개를 조이면 광선 다발이 가늘어져 이 가림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비네팅은 조리개를 열었을 때 가장 심합니다.

셋째, 센서 자체입니다. 화소마다 얹혀 있는 미세 렌즈는 정면에서 오는 빛을 잘 모으고 비스듬히 오는 빛은 덜 모읍니다.

ULTARI는 화면 중앙 영역의 평균 휘도와 네 모서리 영역의 평균 휘도를 비교합니다. 0.8 정도면 모서리가 중앙의 80% 밝기라는 뜻입니다.

이 측정은 약합니다. 피사체가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위쪽에 하늘이 있으면 위 두 모서리가 밝아지고, 어두운 배경 앞에 밝은 인물이 있으면 값이 크게 내려갑니다. 게다가 요즘 카메라는 렌즈 정보를 읽어 촬영 순간 비네팅을 보정합니다. 크롭한 사진에는 원래의 주변부가 남아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비네팅은 “검출되면 렌즈를 지났다는 쪽으로 기운다” 정도로만 씁니다. 검출되지 않아도 감점하지 않습니다.

2. 색수차 — 색깔이 다른 자리에 맺히는 이유

유리의 굴절률은 파장에 따라 다릅니다. 프리즘이 흰빛을 무지개로 펼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렌즈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빨강과 파랑이 정확히 같은 지점에 맺히지 않습니다.

이 어긋남은 두 종류입니다. 초점 거리가 색마다 달라 앞뒤로 어긋나는 종색수차는 초점이 맞은 자리의 앞뒤에 보라색이나 초록색 테두리로 나타나고, 조리개를 조이면 줄어듭니다. 배율이 색마다 달라 상하좌우로 어긋나는 배율색수차는 화면 중앙에서는 거의 없고 주변부로 갈수록 커지며, 조리개를 조여도 줄지 않습니다.

검증에 쓰기 좋은 쪽은 배율색수차입니다. 방사 방향이라는 뚜렷한 규칙이 있고, 화면 위치에 따라 크기가 예측 가능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재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고대비 경계선을 찾습니다. 녹색 채널의 밝기 기울기가 충분히 크고, 주변에 다른 경계선이 없어 혼자 서 있는 자리만 고릅니다. 그 자리에서 빨강 채널과 파랑 채널의 기울기를 각각 구하고, 기울기의 무게중심 위치를 계산합니다. 두 무게중심의 차이가 그 경계선에서의 색수차입니다. 무게중심을 쓰면 화소보다 작은 단위까지 잴 수 있습니다.

보통 0.1픽셀에서 1픽셀 사이가 나옵니다. 이 값은 반드시 원본 해상도에서 재야 합니다. 사진을 줄이면 인접 화소가 평균되면서 서브픽셀 단위의 어긋남이 그대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색수차 역시 카메라 안에서 보정됩니다. 특히 휴대폰은 거의 완벽하게 지웁니다. 그래서 검출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3. 초점의 연속성 — 흐려짐은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셋 중 가장 재미있는 측정입니다.

카메라는 한 번에 하나의 평면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그 평면에서 멀어질수록 점이 원으로 퍼지고 화면이 흐려집니다. 얼마나 빨리 흐려지는지는 조리개와 초점 거리와 거리로 정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속성입니다. 실제 공간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는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선명도도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붙어 있는 두 지점의 선명도가 완전히 다른 경우는 그 사이에 피사체의 가장자리가 있을 때뿐입니다.

ULTARI는 화면을 8×8로 나누고 칸마다 라플라시안 분산을 구해 선명도 지도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지도가 매끄러운지 봅니다. 인접한 칸끼리의 차이를 전부 더해 지도 전체의 높낮이 폭으로 나누면, 지도가 완만한 언덕인지 들쭉날쭉한 자갈밭인지 하나의 숫자로 나옵니다.

생성된 이미지에서 이 지도가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분마다 따로 그려져 붙은 그림에서는 선명도의 논리적 연결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일을 나눠 확대하는 방식으로 만든 큰 이미지에서는 타일 경계가 선명도 지도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다만 이 측정은 오판이 쉽습니다. 배경을 크게 날린 인물 사진에서는 인물과 배경의 경계에서 선명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그 경계가 격자에 걸치면 지도가 들쭉날쭉해집니다. 그래서 이 신호는 단독으로 판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함께 보는 이유

셋 다 혼자서는 약합니다. 비네팅은 피사체에 흔들리고, 색수차는 보정으로 지워지고, 초점 지도는 오판하기 쉽습니다. 어느 하나로 결론을 내면 틀립니다.

그런데 이 셋은 서로 다른 물리에서 나옵니다. 비네팅은 기하학, 색수차는 분산, 초점은 심도. 하나를 흉내 내는 것과 셋을 동시에, 게다가 EXIF에 적힌 렌즈 사양과 어긋나지 않게 맞추는 것은 난이도가 다릅니다.

ULTARI가 하는 일은 이 값들을 재서 보여 드리는 것까지입니다.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값이 나왔는지를 정확히 적어서 판단의 재료로 드리는 것. 각 측정이 무엇을 놓치는지는 한계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