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노이즈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관은 “어두운 곳에 노이즈가 많다”입니다. 맞는 관찰입니다. 어두운 사진일수록 지저분해 보이고, 그림자 부분이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그런데 이 직관은 절반만 맞습니다. 노이즈의 절대량은 밝은 곳에서 더 큽니다.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가 눈에 띄는 것은 신호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도드라지기 때문이지, 노이즈 자체가 커서가 아닙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성질이 위조하기 어려운 물리적 지문이기 때문입니다.
빛은 알갱이로 도착합니다
빛을 연속적인 흐름으로 생각하면 이 현상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빛은 광자라는 알갱이로 도착합니다. 센서의 한 화소가 노출 시간 동안 받는 광자의 개수는 매번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밝기의 벽을 같은 설정으로 백 번 찍으면 화소마다 백 개의 조금씩 다른 값이 나옵니다.
이 변동은 포아송 분포를 따릅니다. 포아송 분포에는 다른 분포에 없는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분산이 평균과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광자 100개를 받는 화소라면 표준편차는 10개, 10000개를 받는 화소라면 표준편차는 100개입니다.
즉 밝기가 100배가 되면 노이즈의 절대량은 10배가 됩니다. 늘긴 느는데 밝기보다 천천히 늡니다. 그래서 신호 대 잡음비는 밝을수록 좋아지고(10 → 100), 노이즈의 절대 크기도 밝을수록 커집니다. 둘 다 참입니다.
ISO가 실제로 하는 일
ISO를 올리면 노이즈가 늘어난다고들 합니다. 정확히는, ISO를 올려도 광자가 더 오지는 않습니다. ISO는 센서가 받은 신호를 얼마나 크게 증폭할지를 정하는 값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ISO를 올린다는 것은 광자를 적게 받은 상태에서 그 적은 신호를 크게 키운다는 뜻입니다. 신호가 커지면 신호에 붙어 있던 광자 노이즈도 같은 비율로 커집니다. 여기에 증폭 회로 자체의 잡음(읽기 노이즈)이 더해집니다. 그래서 고감도 사진이 거칠어집니다.
결과적으로 한 장의 사진 안에서 밝기와 노이즈의 관계는 대략 이렇게 됩니다. 광자 노이즈는 밝기의 제곱근을 따라 늘고, 읽기 노이즈는 밝기와 무관하게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둘을 합치면 어두운 쪽은 읽기 노이즈가 지배하고 밝은 쪽으로 갈수록 광자 노이즈가 지배하는, 완만하게 올라가는 곡선이 나옵니다.
이 곡선의 모양은 카메라 설계와 무관합니다. 광자가 알갱이라는 사실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재는가
ULTARI는 사진을 원본 배율의 작은 패치들로 나누고, 패치마다 평균 밝기와 노이즈의 크기를 구합니다. 그런 다음 밝기를 여덟 구간으로 나눠 각 구간의 노이즈를 모읍니다. 그러면 위에서 말한 곡선이 측정값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패치 안의 값이 흩어져 있다고 해서 그게 전부 노이즈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뭇잎이나 벽돌처럼 질감이 있는 부분은 노이즈가 없어도 표준편차가 큽니다. 단순히 표준편차를 재면 질감을 노이즈로 세어 버립니다.
그래서 3×3 라플라시안 마스크를 씁니다. 이 마스크는 완만한 밝기 변화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화소 단위의 급격한 변동에만 반응합니다. 마스크를 통과한 값의 절대 평균에 적절한 상수를 곱하면 노이즈의 표준편차 추정치가 나옵니다. 질감이 강한 곳에서는 여전히 값이 부풀지만, 부풀기만 하고 줄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구간마다 평균이 아니라 낮은 분위수를 대표값으로 씁니다. 그 구간에서 가장 매끈했던 패치들이 노이즈의 실제 크기에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측정할 때 반드시 원본 해상도를 써야 합니다. 사진을 절반으로 줄이면 인접한 네 화소가 평균되면서 노이즈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축소본에서 잰 노이즈 값은 원본의 노이즈가 아니라 축소 알고리즘의 성질입니다.
이 곡선이 깨지는 경우들
이 검사가 잡아내는 것은 “센서 출력으로 설명되지 않는 노이즈 구조”입니다. 밝기와 무관하게 일정하거나, 밝을수록 줄어들거나, 아예 없거나.
문제는 이 구조가 실제 카메라 사진에서도 자주 깨진다는 것입니다.
요즘 휴대폰은 셔터를 한 번 누르면 여러 장을 연속으로 찍어 겹칩니다. 열 장을 평균하면 노이즈가 세 배 가까이 줄어듭니다. 그 위에 학습 기반 노이즈 제거가 들어갑니다. 이 처리는 화면 전체에 균일하게 걸리지 않습니다. 하늘은 매끈하게 밀고, 얼굴은 살리고, 글자는 선명하게 세웁니다. 결과적으로 밝기와 노이즈의 관계가 물리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옵니다.
그러니 “노이즈 곡선이 평평하다”는 관찰에서 “카메라로 찍지 않았다”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최신 휴대폰으로 찍은 진짜 사진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ULTARI가 이 신호 하나만으로 판정을 바꾸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조건은 아주 좁게 잡아 두었습니다. EXIF가 높은 ISO를 주장하는데 어두운 영역이 완전히 매끈한 경우 정도입니다. 그 경우에도 결론은 “가짜”가 아니라 “서로 맞지 않으니 사람이 보자”입니다.
정리
노이즈는 결함처럼 보이지만, 검증의 입장에서는 가장 정직한 기록입니다. 빛이 알갱이라는 사실에서 직접 나오기 때문에 모양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진 산업 전체가 이 기록을 지우는 방향으로 20년을 달려왔습니다. 노이즈를 없애는 것이 곧 화질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 검사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 사실도 같이 적어 두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렌즈가 남기는 흔적은 다른 글에서 다룹니다.